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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등록일 조회수
2272 ‘불경기에... 경제적 도움 줄 신붓감 찾아요!’ 2020-03-30 3537
신문사 : 중앙지 및 지방지 실린날 : 20년 03월 30일

‘불경기에... 경제적 도움 줄 신붓감 찾아요!’


“매니저님, 제가 여기 등록하면 어떤 스펙(자격조건)의 여성까지 소개받을 수 있나요? 제

욕심 같아서는 의사 등의 전문직이나 재력가 집안 출신과 같은 경제력이 확실한 여성을 소개

받고 싶거든요. 저는 경제력은 별로이지만 안정된 직장에 요즘 여성들이 선호하는 아이돌급

외모를 지녔으니 그런 여성을 만날 자격이 충분하지 않나요?”


‘나를 상종가로 만들어줄 신붓감 찾기’유형
36세의 고등학교 교사인 H군이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배우자 조건에 대해 흥정을 하고 있다.

187cm의 신장에 꽃미남이라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외모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아버지가 대기업에 다니다가 IMF(외환위기)때 실직하고 사업을 해오다가 최

근 수지가 맞지 않아서 접었다고 했다. 결혼은 해야 하고 앞으로도 계속 부모에게 일정 수준

의 경제적 지원을 해드려야 할 형편이라 본인이 만날 수 있는 최상의 (경제력을 가진) 여성

을 배우자로 맞고 싶다고 했다. 


최근 결혼정보업체에는 이와 같이 ‘경제적 지원이 가능한 신붓감’을 찾는 미혼 남성이 부

쩍 늘고 있다고 한다. 


위의 사례와 같이 결혼 당사자가 직접 상담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가 나서서 아들에게 경제

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며느릿감을 찾는 사례도 빈번하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로부터 비슷한 사례를 들어본다 ;


‘(며느릿감들에게) 잘난 아들 경매 붙이기’ 유형
“A 결혼정보업체에서는 ‘서울 강남에 시가 20억 원짜리 아파트와 10억 원 상당의 병원 개

설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여성’이 있다고  하네요. 혹시 그보다 더 나은 조건을 내거는 여성

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38세의 피부과 의사 아들을 둔 아버지 K씨가 수많은 결혼정보업체를 돌며 며느릿감을 수소문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조건의 여성을 찾기 위해 수년간에 걸쳐서 정기적으로 한번

씩 (며느리) 지원자들의 제시 조건을 비교 평가한다. 한 마디로 ‘아들 장사’를 하는 것.


K씨의 특이한 점은 며느릿감 지원자가 나타나면 사전에 경제적 지원 조건(예 : 아파트 구입

비, 병원 개설 비용, 결혼 후 아들로 명의 변경 등)을 서면으로 본인에게 확인시키게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맞선 대상 여성에게 ‘호가(지원 조건)’을 부르게 하여 경매를 붙이는

꼴이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교장으로 은퇴한 K씨는 “박봉으로 어렵게 아들을 의사로 키웠으니 미래

가 불투명한 사회에서 우리 아들이 평생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기반

을 구축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속내를 밝힌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남자 의사나 판사, 검사 등을 아들로 둔 부모들에게 어렵잖게 볼 수 있

다고 한다.


‘아들 앞날에 날개 달아줄 규수 찾기’ 유형
“우리 아들은 국내 최고 대학의 공대에서 학사부터 박사까지 마치고 지금은 모 국립대학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모셔갈 직장은 도처에 늘려 있습니다. AI시대에 몸값은 무한대

죠.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의사는 비교도 안 됩니다. 이런 내재 가치를 인정하고 우리 아들

장래에 날개를 달아줄 규수를 부탁드립니다”


37세의 국립대학교 교수 아들을 둔 아버지 C씨가 본인 대신에 아들의 신혼살림을 책임질 며

느릿감을 수소문하고 있다. 


C씨는 중견 건설업체에 다니다가 50대 초에 퇴임하고 10여 년간 중소업체를 전전했으나 최근

에는 그나마 자리를 잃고 백수 신세가 됐다. 경제적으로 곤궁한 아버지를 대신하여 신혼집과

신혼살림을 장만해줄 규수를 찾고 있다.


최근 자녀가 공무원이나 교수, 교사 등의 안정된 직장을 가진 부모들 중에서 이런 요청을 자

주 한다.


신붓감에게 경제적 지원 희망男, 1년 새 2배 이상 늘어!
손동규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 대표 겸 신간 ‘결혼을 안 한다고? 난센스!’의 저자는 “결

혼상대 여성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종종 있었으나 최근 경제가 어려

워지면서 아들 둔 부모의 결혼 준비 부담이 가중되자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라며 “작

년 동기에는 월 20건 정도였는데 지금은 월 40~50건 정도로 2배 이상 늘어났다”라고 설명했

다.


이어 손 대표는 “양성 평등 및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의 영향으로 결혼 비용도 분담해

야 한다는 요구가 남성들로부터 높아지고 있다”라며 “다른 한편으로는 취업이 힘들어지면

서 인기 직장(업)을 가진 남성이나 그 부모들이 그(직업) 가치를 보상받고 싶어하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결혼상대 여성에게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는 사례는 미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재혼 대상자

들에게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재혼전문 결혼정보업체인 온리-유로부터 관련 사례를 들어본다 ;


‘억울한 이혼 보상해줄 재혼상대 찾기’유형
“우리 아들은 엘리트 중에 엘리트로서 여태까지 부모 속 한번 썩힌 적이 없는데 여자 잘 못

만나서 인생에 상처를 남겼네요. 결혼생활이라고는 단 하루도 못 했는데 ‘재혼’이라니 속

이 상해 미칠 지경입니다. 맞선 상대도 결혼기간이 최대한 짧고 사실혼이어야 하며, 본인에

게 이혼사유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당연히 초혼 배우자 이상의 혼수를 준비해야 합니

다”


국내 최고 인기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40세 Y씨의 어머니가 한 재혼정보회사에서

아들의 재혼상대를 물색하고 있다.


아들 Y씨는 국내 최고 명문대를 나와서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 중 하나에서 석사 및 박

사 학위를 받았다. 최고 엘리트인 셈이다.


그런 똑똑한 아들인데 신혼여행을 갔다가 신부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고 바로 헤어졌다. 결

혼생활은 하루도 못한 셈이다. 부모로서는 아들이 돌아온 싱글, 즉 돌싱이라니 하늘이 무너

질 것 같은 심정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재혼상대를 만나게 해서 결혼실패의 아픔과 결혼

준비에 든 경제적 손실까지 깔끔하게 보상받고 싶어 한다.


일반적으로 명문대를 나와서 전문직으로 종사하거나 인기 직장에 근무하는 아들이 결혼을 하

자마자 헤어지는 경우 그 부모, 특히 어머니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초혼때보다 더 깐깐하게

며느릿감을 고른다고 한다.


‘재혼 후 경제적 독립 가능한 배우자감 물색’ 유형
“이혼을 했건 사별을 했건 제가 찾는 연령의 여성은 어느 정도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을 테

니 재혼을 해도 경제적으로는 서로 독립하는 것이 바람직할 듯합니다. 그래야 서로 의지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각자의 자녀들도 부모의 재혼으로 인해 자신 몫의

재산이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할 필요가 없지 않겠어요!”


63세 사별남 S씨의 상담 내용이다. 서울에 집 두 채가 있고 금융재산도 수십 억대 보유한 전

직 국책은행 고위 간부이다. 이혼이 아니라 사별이기 때문에 재혼에 나서기도 떳떳하다. 또

자녀 세대는 취업이나 경제적 기반 구축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재산을 한 푼이라도 더

물려주고 싶은 심정이다.


‘있는 사람이 더 무섭다’라는 속설이 있는데 실제 재혼 대상자들을 보면 이 말의 뜻을 실

감할 때가 많다. 남녀 불문하고 본인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상대도 거기에 상응하는

재산을 보유하기 바란다는 것이다.


‘노후 안정에 기여할 직장 있는 여성 찾기’ 유형
“저는 여성의 다른 것은 별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단지 직장생활이든 자영업이든 앞으로 10

년 이상 직업을 가질 여성을 찾습니다. 왜냐하면 여성이 버는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고 제

가 버는 돈은 노후용으로 비축하기 위해서입니다”


53세의 이혼남 L씨이다. 중견 제조업체의 연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혼할 때 재산 분배로

경제력이 반 토막 났고, 경기도 악화일로여서 혼자 벌어서는 미래가 불안하다며 최대한 오래

동안 맞벌이를 할 수 있는 여성을 물색하고 있다.


재혼정보업계에 따르면 초혼 대상 남성들은 여성의 직장이나 가정환경 등을 주로 고려하지만

, 재혼 대상 남성들은 상대의 보유 재산과 직장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재혼을 할 때는 결혼실패 경험이 있고 또 나이도 초혼(2019년 평

균 혼인 연령 : 남 33.4세, 여 30.6세)과 비교하여 15세 가량 많으므로(2019년 평균 이혼 연

령 : 남성 48.7세, 여성 45.3세) 배우자감을 구할 때 초혼 때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바뀐

다”라며 “불투명한 경기 전망과 넉넉하지 못한 경제력, 그리고 평균 수명의 증가 등으로

여성은 물론 남성도 상대의 경제력을 많이 고려한다”라고 설명했다.

                                              ( 이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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